목차
개요
이번 글에선 X100V 글을 써볼 까 해요. 저는 해외여행을 준비하게 되면 항상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이번엔 무슨 카메라를 가져가야 하지?’ ‘어떤 화각의 렌즈를 이용해야 할까?’ ‘액션캠도 챙겨갈까?’ 매번 준비하는 과정이지만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아요.
전에 초보 사진 강좌로 해외여행용 카메라 고르는 방법 이라는 주제를 통해 글을 썼었는데, 이번 글은 그 내용을 직접 실천한 후기를 전해보려고 합니다. 즉, 가벼운 카메라 하나만 가지고 떠나기 라는 주제로 말이죠. 그 주인공은 바로 후지필름의 X100V 입니다.
거대한 자연을 품은 스위스에서 X100V 카메라 하나만으로 담아낸 사진은 어떨까요? 화각이 35mm로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인데, 이 단렌즈 하나로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이 의문에 대해 사진으로 답해보겠습니다.
X100v, 해외 여행에 적합할까?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X100V는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작고(미러리스 대비) 가벼운 카메라들 중에서 화질과 색감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카메라’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끼는 카메라 중 하나죠. 하지만 이 카메라는 장기간 여행을 다닐 때 그렇게 적합한 카메라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고 가볍지만 배터리도 별로고, 화각도 고정이고..
위에서 말했던 두마리 장점을 제외하곤 매우 많은 단점들도 존재합니다. 200장 찍으면 바닥나기 시작하는 배터리부터 불편한 그립감, 그리고 ‘풀프레임 환산 35mm 단렌즈)라는 치명적인 스펙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해외에 찍을 거리가 얼마나 많은데, 더군다나 스위스에서 35mm 화각만으로 거대한 산맥을 찍는다니, 생각만 해도 아쉽죠?
그럼에도 화질과 색감으로 커버가 가능한 카메라
하지만 충분히 가벼운 무게와 매우 좋은 화질, 그리고 훌륭한 색감으로 이 모든 단점들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야 두개 정도 더 구매하고, 필요하면 보조배터리를 활용해서 계속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도 있어요. 배터리야 여타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생각하면 준수한 능력을 보여주니까요.
알프스의 웅장한 풍경을 35mm 화각 하나만으로 담을 수 있을까?
배터리야 그렇다 치고 화각이 35mm로 고정되어 있는데, 알프스 산맥의 웅장함을 담으려면 35mm 화각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당연히 화각이 부족해 아쉬웠던 순간이 간혹 한번씩은 있었지만, 이럴 때 마다 핸드폰의 (아이폰 13프로) 광각 촬영으로 커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경험했을 땐 35mm로도 충분히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자기 욕심이었던거 같아요. 훨씬 광각에 해당하는 20mm나 24mm로 촬영하는 풍경이나, 35mm로 촬영하는 풍경이나 사실 그렇게 큰 차이가 있진 않습니다. 오히려 배경 압축 효과로 인해 적당히 넓은 풍경을 심플한 느낌으로 담을 수 있어요.
건물을 담기엔 무리가 있다
저의 경우 알프스 산맥을 집중적으로 다니느라 풍경만 담아서 큰 무리가 없었지만, 적당히 큰 성당이나 멋진 건물들을 담기엔 35mm는 당연히 부족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땐 핸드폰 화각으로 해결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X100V (후지필름 카메라 공통) 비장의 무기, 필름 시뮬레이션
제가 후지필름 카메라를 대하는 이미지가 대단히 좋아진 이유 중 가장 큰 게 바로 필름 시뮬레이션이에요.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색감을 포토샵에서 보정 노가다 하며 원하는 색감을 찾을 필요 없이, 간단하게 과거 필름의 색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클래식 네거티브’ 색감을 가장 좋아해요. 깊은 컨트라스트와 살짝 초록색과 파란색이 강조된 강렬함은 어떤 색감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유니크한 색감이라 너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영상 촬영을 할 때도 이 색감은 매우 강점이에요. 여행할 때 이 필름 시뮬레이션으로 담으면 영상이나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애정하고 있답니다.
많이 걷는 스위스 트래킹에서 빛을 발한 X100V
스위스 여행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죠. 도시 여행, 알프스 산맥 하이킹(트래킹) 여행, 그리고 스키여행으로 말이죠. 그 중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트래킹을 하며 알프스의 대자연을 즐기다 왔습니다.
매우 오랜 시간동안 걷고 쉬고를 반복하다 보면 카메라 무게 역시 압박이 되기 시작해요. 아무리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라고 할지라도, 오래 어깨에 메거나 가방에 넣고 다니면 부담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전 많은 해외여행을 X100V와 함께 다녀서 그 부담을 줄일 수 있었어요. 스위스에서도 마찬가지 였구요.
성능 좋고 무거워서 잘 안꺼내는 카메라보단 성능 살짝 떨어지지만 자주 꺼내게 되는 카메라가 더욱 좋은 사진을 많이 뽑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큰 카메라를 포기한채 가벼운 X100V와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그 결과물은 아래에서 확인 해보세요!
스위스 여행을 함께한 X100V 샘플 사진들
그럼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X100V를 어깨에 걸고 다니며 촬영한 여러 사진들을 보여드릴게요. 필름 시뮬레이션은 ‘클래식 네거티브’ 고정으로 촬영했습니다. 더 많은 사진들은 나중에 올라올 스위스 여행 관련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1. 체르마트에서의 일출 & 야경
이른 아침 6시경, 체르마트의 어느 호텔에서 알람 소리를 듣고 부시시하게 일어나 창문을 열고 테라스에 나왔습니다. 이미 밝아진 하늘 때문에 ‘벌써 마테호른 산봉우리의 일출이 끝난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안절 부절하던 그때가 떠오르네요. 이미 5월 중순이었음에도 패딩을 입어야 했을 정도로 쌀쌀한 체르마트의 공기를 마시며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정말 일출이 끝나버린게 아닐까 하며 아쉬워 하던 중, 드라마틱하게 마테호른 끝자락이 갑자기 붉게 물들기 시작했어요. 이내 붉은색이 점점 마테호른 아래 쪽까지 번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던 당시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삼각대를 펼치기도 아쉬운 순간이라 모델로 아내를 세워두고 열심히 촬영해 얻은 결과물이에요.
일출을 봤으니 이젠 야경도 담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가장 유명한 스위스 체르마트의 유명한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체르마트 시내와 마테호른을 한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포인트라서 너무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었어요. 구름이 없이 이렇게 깔끔하게 마테호른을 담을 수 있었다니, 당시에는 정말 날씨요정을 데리고 다니는 듯 했습니다.
2. 천국의 모습일 것 같은 라우터브루넨의 풍경
거대한 협곡과 아득한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장관을 이루는 풍경을 보여주는 라우터브루넨은 언제 가도 정말 멋진 곳이에요. 스위스 여행을 할 때마다 매번 갔을 정도로 멋진 동네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트래킹을 즐기고 왔습니다.
라우터브루넨을 기차로 지나가거나, 혹은 라우터브루넨 기차역에 정차해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보이는 거대한 슈타우프바흐 폭포에요. 광각 렌즈로 담으면 다른 주변의 풍경과 함께 담을 수 있겠지만, 35mm 화각으로 오롯이 폭포에 집중해서 사진을 찍으니 거대한 폭포의 크기가 실감이 나 마음에 들었던 사진입니다.
라우터브루넨에서 바로 뮤렌이나 뱅엔 마을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대다수지만, 저희 부부는 계곡 깊은 곳까지 걸어갔어요. 이 길의 끝 지점 부근에는 김멜발트, 뮤렌 등으로 떠나는 곤돌라를 탑승할 수 있는 곤돌라역이 있는데, 걸어서 가면 한시간 정도 걸립니다.
양 옆으로 매우 가파르고 거대한 산들이 있고 그 사이로 푸른 목가적인 풍경이, 그리고 멀리에는 설산이 있는 너무 인상적인 곳이었어요.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요? 다음에 스위스에 또 갈 기회가 있다면 이곳만큼은 꼭 다시 걸어보고 싶습니다.
3. 칸더슈텍, 그리고 외시넨 호수
거대한 호수인 ‘외시넨 호수’를 만나러 가기 위해 중간에 ‘칸더슈텍’에 들렀습니다. 이 마을은 작지만 예쁜 스위스 특유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에요. 칸더슈텍 역에서 곤돌라를 타기 위해 걸어가던 중 촬영한 사진인데, 35mm의 화각으로도 충분히 예쁜 풍경 사진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특이한 풍경을 가진 외시넨 호수에요. 거대한 호수 속에서 보트를 타고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호수 뒤에 어마어마하게 높은 설산은 볼 때마다 경이로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광각 렌즈로 촬영하면 아마 저 호수 위에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이 안보이거나 작은 점으로 보여 살짝 밋밋한 사진이 되었을거 같아요.
너무 만족스럽던 사진 결과물, X100V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보자
35mm 단렌즈로도 충분히 풍경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요. 유럽 여행 때 광각 렌즈가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건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가 아니라, 카메라를 빠르게 꺼낼 수 있는 체력이에요.
좋은 풍경 앞에서 카메라를 꺼내면 되긴 하지만, 그 사이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무수히 많은 풍경들을 빠르게 촬영하는 게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는 방법 같습니다.
후지필름 X100V를 들고 해외여행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있으시다면 이 글을 읽고 용기를 내서 가지고 떠나보세요. 작은 배터리와 단렌즈라는 단점은 결과물로 모두 보상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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