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이번 강좌에선 사진 공부를 한다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하는 ISO, 즉 빛의 민감도에 대해서 설명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게 ISO였던 것 같아요. 카메라 액정을 살펴보면 ISO라는 게 있는데, ISO의 수치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었어요. ISO를 언제 올려야하는지, 그리고 내려야 하는지, 평소에 ISO는 어떤 수치에 놓고 촬영을 해야하는지,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요?
ISO 정의
ISO라는 이름 자체가 왜 센서에 대한 민감도일까요? 사실 ISO라는 명칭은 국제 표준화 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의 명칭에서 따온 약자에요. 과거 필름카메라의 극 초창기 시절, 필름의 빛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숫자가 제조회사마다 제각각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를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모든 필름 제조회사들의 필름 빛 민감도, 즉 감광 속도에 대한 수치를 통일화 시켰고, 오늘날 ISO 라는 명칭으로 굳어져 사용 되고 있습니다.
ISO를 다시 설명해 보자면 카메라 센서의 빛의 민감도를 의미합니다. 살짝만 때려도 엄청 아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세개 때려도 무덤덤한 사람들이 있죠? 그렇듯이 카메라 센서의 ISO 수치가 낮으면 빛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서 빛이 많은 대낮에도 빛이 적은 것 처럼 반응해요. 반대로 ISO 수치를 최대로 올리면 한밤중에도 대낮에 촬영하는 것 마냥 매우 적은 빛에도 강하게 센서가 반응해 빛이 많은 것 처럼 보이게 됩니다.
다시 말해 조리개와 셔터스피드가 고정되어 있다는 전제하에서, ISO 수치가 낮으면 사진이 어둡고 ISO 수치가 높으면 빛에 대해 민감해져서 사진이 밝아져요. 때문에 사진을 촬영할 때 빛이 모자란 환경에서 ISO를 올리고 촬영하면 마치 빛이 많은 것 처럼 카메라를 속여서(?) 촬영할 수 있습니다.
ISO 수치
- ISO 수치: 100, 200, 400, 800, 1600, 3200, 6400, 12800, 25600, 51200, 102400, 204800 ..
ISO 수치는 보통 100이라는 숫자부터 시작을 하고, 한단계씩 올라갈 수록 2배로 점점 커지게 됩니다. 100 바로 다음의 ISO수치는 101 이 아니라 200 이며, 200의 바로 다음은 400 이런식으로 수치가 정해져 있어요. 여기서 알아둬야 하는 건 수치가 커진다고 해서 낮은 수치보다 월등하게 높은 게 아니에요. ISO 100과 ISO 200의 밝기 차이, 그리고 3200과 6400의 밝기 차이는 동등합니다. 한칸의 차이이기 때문이죠. 이 한칸 한칸을 보통 사진에선 스탑(stop)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 스탑(Stop)이란? 밝기를 나타내는 용어
ISO 100에서 한 스탑을 올리면 200, 두스탑을 올리면 400 입니다. 6400에서 한스탑 내리면 3200, 두스탑 내리면 1600이 돼요. 이 스탑이라는 용어는 쉽게 말해 밝기의 차이를 나타내는 단위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조리개나 셔터스피드에서도 한스탑 올린다, 내린다 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므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숫자에 상관 없이 각 수치 상 간격인 스탑은 모든 수치들의 간격에서 동일한 밝기로 적용됩니다.
- 정리: ISO 100 -> 200으로 올렸을때 향상된 밝기 = 51200 -> 102400으로 올렸을 때의 밝기, 이유: 각각 한스탑 차이가 나기 때문
ISO 수치를 조절하는 기준들
ISO는 언제 올리고, 언제 내려야 할까요? 다양한 기준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내용 몇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셔터스피드 확보
셔터스피드를 확보한다는 걸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으셔도 돼요. 사진을 찍을 때 손이 떨리냐, 내지는 손이 떨리지 않느냐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손이 떨리지 않는 셔터스피드를 확보한다’ 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이 내용에 대해 예시를 들어볼게요. 촬영 환경을 아래 상황으로 가정해보겠습니다.
- 날씨: 흐리고 어두운 야외, 해가 지기 직전
- 세팅: A모드, 보유한 렌즈의 최대 조리개: F3.5, ISO: 100
- 측광시 적정 노출인 셔터스피드: 1/5초
위의 상황에서 촬영할 때 적정 노출이 1/5초라면 초보 사진가분들은 어떨 것 같나요? ISO에 대해 이해를 못한 상황이므로 일단 한번 촬영을 해 보실 거에요. 촬영 한 다음 사진을 확인 해 보면 별 이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확대한다던가, 컴퓨터에서 확인을 하면 사진이 흐릿하게 촬영 되었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1/5초는 1을 5로 나눈 0.2, 즉 0.2초를 의미합니다. 카메라는 0.2초동안 센서에 들어오는 모든 빛을 기록해 사진을 만들어 내요. 때문에 사진이 작은 손떨림 만으로도 흔들리게 촬영되어 사진이 뚜렷하지 않고 흐릿하게 촬영되는 겁니다.
스케치북에 붓으로 물감을 칠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보통은 스케치북을 책상에 두거나 이젤 등에 걸어 놓은 상태로 그림을 그리지만, 누군가가 스케치북을 들고 계속 움직이는 상태에서 그림을 그려 보면 어떻게 될까요? 자세하게 그리지 못하고 아마 물감이 옆으로 튀는 등의 현상이 발생할거에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스케치북을 단단히 고정시켜둬야겠죠? 사진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삼각대를 설치하거나, 삼각대가 없다면 빠른 셔터스피드 세팅이 필요합니다.
* 최소 1/화각 초 만큼 셔터스피드를 세팅하기, ex) 24mm 화각: 1/24초
28-70mm 화각을 가진 렌즈로 촬영 한다고 가정 해볼까요? 24mm의 광각으로 촬영할 땐 1/30초 보다(1/24초라는 셔터스피드는 없고 가장 근사치의 값은 1/30초 입니다) 빠른 셔터스피드를 세팅해둬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70mm의 망원으로 촬영할 땐 1/70초, 즉 이 숫자에 근사치인 셔터스피드(1/125초) 로 촬영해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을 확률이 높아져요. 측광 후 적정 노출로 이 셔터스피드가 나올 때까지 ISO를 조금씩 올려보세요.
2. 노이즈
사진이 흔들리지 않을 셔터스피드 확보를 위해 ISO를 올린다, 그러면 그냥 최대치로 세팅 해 두고 촬영하는 게 편하고 이득 아닐까요? 아쉽게도 틀렸습니다. 얄밉게도 ISO는 올리면 올릴수록 사진에 열화 현상, 즉 노이즈를 발생시켜요. 자글자글한 느낌의 입자가 ISO가 상승할 수록 점점 많아지게 됩니다. 이 노이즈들은 포토샵 등에서 제거할 수 있지만 화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 노이즈 현상을 일부러 이용하는 사진가 분들도 있어요. 노이즈가 과거의 필름 느낌을 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일부러 노이즈를 발생 시키기 위해 ISO를 높게 세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센서의 기술력 상승 덕분에 매우 높은 ISO에서도 노이즈 억제력이 향상되어서 과거는 거의 쓰지 못했던 ISO 수치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2010년대만 해도 보급기 카메라들의 ISO는 1600까지만 사용하는 게 국룰(?) 느낌이었는데, 현재는 6400도 마음대로 쓰고 다닐 정도에요.
이외에도 다이나믹 레인지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게 ISO이지만, 머리가 아플 여러분들을 위해서 그냥 셔터스피드와 노이즈의 관계 까지만 설명할게요. 즉 ISO를 세팅하는 기준은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 빠른 셔터스피드를 세팅하면서, 화질이 저하되지 않는 가장 화질이 좋은 ISO 수치를 세팅하기’ 입니다. 셔터스피드와 노이즈,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저울질을 잘 해야 해요. 많이 어두운 극단적인 환경이라면 빠른 셔터스피드를 택할지, 아니면 적은 노이즈를 택할지 둘중 하나를 골라야겠죠?
환경별 ISO 세팅법
1. 대낮 야외: ISO 100
대낮에는 빛이 정말 많아요. 오죽하면 눈이 부실 정도죠. 이럴 땐 당연히 빛이 풍부하기 때문에 매우 매우 빠른 셔터스피드 (1/8000초 – 1을 8000으로 나눈 매우 빠른 속도)를 사용해도 적정 노출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너무 빛이 많아서 가장 빠른 셔터스피드로 촬영해도 빛이 넘쳐나서 조리개 크기를 줄이지 않으면 과다 노출이 될 정도에요.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 초보자 분들은 ISO를 100으로 두고 촬영해야 합니다. 물론 예외를 둬야 하는 상황들이 있지만 이제 막 사진에 발걸음을 한발 뗀 분들에겐 지금 공부하지 않으셔도 되는 것들이니, 거의 95% 이상의 상황에선 대낮 야외= ISO 100이라고 생각하세요.
2. 햇빛 많이 들어오는 실내: ISO 400~800
그럼 유리창 너머로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실내는 어떨까요? 대낮이니 ISO 100이면 충분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실내는 조명이 LED로 강하게 비춰줘 봤자 대낮의 실외보다 확연히 어두워요. 때문에 ISO 으로 촬영하면 손떨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ISO 400~800 정도를 세팅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요즘 카메라에선 ISO3200에도 노이즈 발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구간까진 부담없이 올리셔도 돼요.
3. 조명이 많은 도심 밤거리: ISO 3200 이상
조명이 매우 많은 도심의 밤거리를 거닐 때에는 꽤 밝아보이지만, 3200 이상의 ISO를 세팅해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선 사실 기본 렌즈보단 조리개 수치가 밝은(F1.8 이하) 단렌즈를 사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에요. 조리개가 크면 그만큼 빛이 최대한 많이 들어오고, 노이즈를 생각해서 ISO를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기 때문이죠.
4. 극단적으로 어두운 상태: 그냥 삼각대를 쓰자
이보다 더 어두운 시골의 밤하늘 촬영은 어떨까요? 사실 이런 경우에는 ISO를 더 올리는 건 포기해야 합니다. 이정도 환경이면 셔터스피드를 충족할 수 있는 ISO가 거의 최대치에 달하니까 노이즈가 매우 많이 발생하게 돼요. 그냥 이런 경우에는 삼각대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삼각대를 사용하면 ISO를 100으로 두고 긴 셔터스피드를 세팅해서 깔끔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밤하늘의 무수히 떠 있는 별도 이렇게 삼각대를 이용해야 촬영할 수 있습니다.
정리: ISO는 셔터스피드 확보를 위한 것, 노이즈도 신경쓰자
ISO는 최소한의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기 위해(손떨림 방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세팅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무작정 올리는 건 노이즈를 증가시켜 사진의 화질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인 만큼, 적당한 수준의 ISO를 세팅하고 촬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이 글을 잘 읽고 자신의 카메라의 ISO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자신이 봤을 때 노이즈가 어떤 구간에서부터 매우 많아지는지 확인 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자신만의 ISO 범위를 토대로 자유롭게 세팅하면서 촬영할 수 있으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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