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마트, 동선이 애매하다면 첫날에 가버리자

C.S

개요

혹시 스위스 여행을 계획 중인데 체르마트 지역이 너무 애매하신가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체르마트를 가고 싶은데, 루체른이나 융프라우 지역 등에서 가려면 3~4시간은 기본으로 잡아 먹죠. 일정이 빠듯하다면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꽤나 망설일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희 부부의 경우에는 아예 첫날부터 체르마트에 가서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체르마트를 여행하기 전 계획하며 고민했던 내용들을 공유해 볼게요!

체르마트 위치 미리보기

체르마트의 위치를 살펴볼까요? 스위스의 최남단에 위치해있고 다른 지역들에 비해 매우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곳입니다.

다른 도시들은 대부분 도로나 철도들이 도시를 통과하는 반면, 체르마트의 경우에는 마을로 향하는 출입구가 태쉬(Tasch)쪽 하나밖에 없어요. 즉 다른 지역에 들렸다가 방문하기 매우 애매한 지역입니다.

이유는 병풍처럼 드리워진 체르마트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에요. 이곳에 이미 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곳은 매우 거대한 분지처럼 되어 있는데다, 매우 높고 험한 산세 때문에 터널도 뚫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1박만 잠깐 찍어먹기 식으로 여행을 오기엔 너무 아쉬운 체르마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체르마트, 우리 부부의 고민

저희 부부에겐 체르마트 여행이 상당히 어려운 숙제와도 같았어요. 이때 당시 스위스 여행의 컨셉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총 9박 11일 스위스 신혼여행
  2. 취리히 In & Out
  3. 캐리어가 무거워 한 곳에 최소 2박 할 계획

그래도 신혼여행이니, 한곳에 여러날 머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거기에 캐리어 30인치짜리에 짐만 20kg 이상의 무게를 가지고 다녀야 했으니, 이 캐리어를 끌고 계속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지 않나요?

거기에 취리히 Out이다 보니, 마지막 일정을 체르마트로 정해버리면, 취리히 공항까지 돌아가는 시간이 매우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가 내린 결론, 바로 ” 체르마트를 첫날에 가자! “였어요.

체르마트, 마지막 날이 아닌 첫날에 간다면..?

취리히 공항에서 내린 다음, 체르마트까지 가려면 또 다시 매우 긴 여정을 떠나야 합니다. 열차로 거의 4시간에 육박하는 시간을 꼼짝없이 갇혀서 보내야 해요.

심지어 거기에 두번이나 환승을 해야 해서, 계속 잠만 잘 수도 없는 노릇이죠. 도착 5분 전 알람을 맞춰두고 잠을 자야 해서 더 피곤한 지경에 이르러요.

하지만 첫날이 아닌 마지막 날,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서 체르마트에서 첫차를 타고 다시 취리히에 돌아가는 일정을 상상해봤어요. 이건 더 끔찍 할 것 같더라구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벌어져서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으니, 이 모험은 하면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첫날에 체르마트로 가기로 했습니다.

취리히공항에서 체르마트 까지의 여정

그렇다면 취리히공항에서 체르마트까지 가는 과정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게요.

혹시 공항에서 기차를 타러 가는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링크를 타고 해당 글을 확인하세요!

취리히 공항에서 출발!

무거운 몸과 짐을 한가득 들고, 드디어 체르마트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했어요.

아직은 스위스 특유의 풍경이 보이지 않는 곳인 도심 지역이었지만 점점 설레기 시작했던 순간이에요.

경유하느라 거진 15시간을 비행기 속에서 보낸 우리 부부는 쓰러지듯이 잘 만도 한데, 낯선 스위스의 풍경이 궁금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 해외여행을 오게 되면 화장실도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게 사람의 마음이죠.

저희 부부 역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취리히 지역 인근의 풍경을 조금이라도 놓칠세라, 신나는 마음으로 창문 바깥의 풍경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국토의 대부분을 목초지로 이용하는 스위스 답게 목가적인 풍경이 모든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에선 강원도 대관령처럼 높은 고지대로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 어느 곳에나 펼쳐져 있어요.

봄에 방문해서 그런지 유채꽃으로 추정되는 노란 꽃들과, 구석구석에 피어오른 벚꽃들도 볼 수 있었어요.

체르마트

조금은 귀찮은 환승, 체르마트 대체 언제 도착할까

중간에 기차에서 내려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어요. 너무나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기차를 오르내리려니, 계단 2~3계단을 오르내려야 할 때마다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여행은 가볍게 다녀야 하나봐요. 이것 저것 다 바리바리 한국에서 싸 들고 오지 말걸..

체르마트
체르마트

기차가 기차길을 달려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험준한 지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만난 튠(Thun)호수와 함께 이름 모를 지역의 스위스 특유의 잔디, 그리고 언덕의 풍경은 말을 이루지 못할 만큼 예뻤어요.

스위스 여행을 다니며 가장 많이 한 말이 떠오르네요.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낼까..’

체르마트
체르마트

험준한 체르마트로 향하는 길목의 산맥들

마지막으로 열차를 갈아 탄 후 체르마트 지역에 점차 가까워지는 철도를 따라 달립니다.

이때 즈음 되니, 취리히 근처에서 보던 풍경과는 완전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어요. 기차 안에서 고개를 완전히 꺾어야 겨우 보이는 산 정상 인근의 모습. 너무 매력적인 곳 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낙석으로 떨어져 있는 바위들이 이곳의 지형적 특징을 너무 대놓고(?) 잘 말해주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가, 체르마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바로 납득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이정도 산맥에 이런 열차를 만든 스위스 사람들이 경이롭기 까지 했어요.

체르마트

드디어 네시간을 달리고 달려 체르마트에 도착했어요! 너무나 피곤한 상태였지만, 오랬동안 꿈꾸던 체르마트에 도착하니 한결 몸이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까지는 괜히 무리한 여정을 계획했나 걱정했는데, 체르마트의 풍경을 바라보고 나서 1초 후에는 마음이 싹 바뀌어 버렸어요. 너무나 잘 한 선택이라고 말이죠.

여러분도 스위스 여행 계획중 체르마트가 동선이 애매해서 너무 고민이신가요? 그냥 첫날에 조금 고생해서 가버리는 걸 추천드려요! 전혀 후회가 없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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